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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윤희숙 사퇴, ‘이미지 정치인’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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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윤희숙 사퇴, ‘이미지 정치인’의 퇴장
‘임차인’ 발언으로 언론에 각광, 부동산 투기문제 국민의힘에 전가시키고 사라져
  • 이창은
  • 승인 2021.09.14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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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 부친의 세종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25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마친 뒤 “총 투표 수 223표 중 가(찬성) 188표, 부(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국회의원 윤희숙 사직의 건이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긴급 현안 보고를 열고 윤 의원의 의사를 존중해 찬성 투표를 당론으로 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국회의원 자리를 지키며 의혹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사퇴안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자유의사에 맡겨 표결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27일 윤희숙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이 드러나자 자신이 연루 안됐다며 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8월 27일 윤희숙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이 드러나자 자신이 연루 안됐다며 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표결을 앞두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이것(사퇴)이 지역구민에 대한 무책임이라는 지적은 100번 타당하다”면서도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책임은 공인으로서 세상에 내보낸 말에 대한 책임, 소위 언책(言責)”이라며 의원직 사퇴안 가결을 요청했다.

그는 “(저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다. 그런 만큼 이번 친정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최종적으로 법적 유죄와 상관없이 제 발언을 희화화할 여지가 크다”며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저는 의원직 사퇴라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도의적인 책임을 짐으로써 무거운 방식으로 그 화살의 의미를 살리는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사퇴안을 부결시키겠다고 발언한 여권 인사들을 향해 “제가 사퇴 의사 밝힌 후 20여명이 저를 파렴치범으로 몰았다. 근거 없는 음해라는 것을 알면서 가담한 공작 정치가 아니라면 이분들이야말로 앞장서 제 사퇴를 가결시켜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태를 보지 말아달라. 가결시키면 한 개인을 너무 띄워주지 않을까, 정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런 계산에 매몰되는 한 자신의 책임을 무겁게 지려는 정치의 싹을 틔울 수 없다”면서 “부디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면서 가족의 곁을 지키겠다는 제 소망을 받아들이길 간절히 부탁한다”며 거듭 동료 의원들에 사퇴안 가결을 촉구했다.

사퇴안 상정 직전의 신상발언은 지난달 25일 사퇴 기자회견, 이후 부친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불거진 이후 날이 선 반박형식의 27일 2차 기자회견과는 많이 달랐다. 

윤 의원이 사퇴 신상 발언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언책(言責)’이다. ‘공인으로서 세상에 내보낸 말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 계산이나 음모의 일환으로 제 사태를 보지 말아달라”며 “부디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지면서 가족의 곁을 지키겠다는 제 소망을 받아들이길 간절히 부탁한다”며 감성에 호소하는 연설로 마무리를 했다. 지난달 25일 ‘당당한’ 사퇴 기자회견 이후 19일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윤 의원은 지난달 25일이나 27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선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행태다"라면서 "그 최전선에서 싸워 온 제가, 우스꽝스러운 조사 때문이긴 하지만, 정권교체 명분을 희화화시킬 빌미를 제공해 대선 전투의 중요한 축을 허물어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면서 사퇴 이유를 밝혔다. 

부친의 농지법 위반 사실 하나만으로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1차 기자회견에서 “역시 윤희숙이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하루도 안돼 80 고령의 부친이 세종시 인근에 농지를 구입, 구입 시기 또한 윤 의원이 KDI 재직시여서 투기 의혹으로 확대되자 27일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적 음해’라며 이재명 지사와 캠프 사람들, 그리고 방송인 김어준까지 ‘투기의혹’이 아닐 경우 책임을 지고 동반사퇴까지 주장하는 등 전면전을 벌였다.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딸에게 누가 될 수 없다고 세종시 전의면 농지를 매각하고  이익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의 손편지. 윤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에서 공개  (윤희숙 의원실에서 제공)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딸에게 누가 될 수 없다고 세종시 전의면 농지를 매각하고 이익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의 손편지. 윤 의원이 27일 기자회견에서 공개 (윤희숙 의원실에서 제공)

그러나 이날 신상발언에서는 여당을 자극하는, 정쟁을 유발하는 발언은 극히 자제했다. 왜 그랬을까?

윤 의원 부친 투기 의혹과 거의 판박이 같은 일이 이번에는 이준석 대표에게 일어났다. 

지난 3일 SBS는 이 대표 부친이 지난 2004년 1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2천23㎡ 규모 농지를 매입했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도 않았고 영농 위탁도 안하는 등 농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부친이 토지는 매입한 시기는 2004년, 자신이 만 18세로 미국에 유학을 간 시기였다”며 “파악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독립 생계고 사안의 궤가 다르지만, 어쨌든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대표가 부친의 농지 소유 사실을 몰랐다고 어물쩍 사과하고 넘어갈 만큼 이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라며 “이 대표는 (원외인사라 )조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사회적으로 정치권의 부동산 투기가 문제가 됐던 만큼 집안의 부동산 소유 등을 자체 점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총선에 3번이나 출마했다. 이 대표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 신청시에는  '본인·배우자·직계존속·직계비속의 부동산·동산 등 전 재산'을 신고 대상 재산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고지 거부 불가'라는 단서 조항도 달렸다. 고지 거부를 한 게 아니라면 부친의 부동산 목록도 신고해야 하는 것이다. 여당 인사들은 이점을 지적하며 윤 의원을 결사옹위하던 이 대표의 눈물이 '이심윤심'이자 동병상련임이 드러났다고 성토하는 것이다. 

윤 의원 부친의 투기 의혹이나 이 대표 부친의 농지법 위반은 쌍둥이 꼴이다. 윤 의원이 ‘문제인 정부의 내로남불’이라 비판할 지점이 사라졌다. ‘희화화’의 대상은 이 대표에게 향한다.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국민의힘에는 11명의 의원이 권익위 고발 상태이다. 결국 윤 의원이 쏘아올린 ‘사퇴’ 소동의 화살은 국민의힘으로 향한 것이다.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초선 의원에서 하루아침에 각광받는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그 힘으로 당내 경제 전문가로 대선출마까지 선언했다. 누구보다도 언론의 각광을 받았고, 이 일로 스포트라이트 받는 법을 아는 정치인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권익위의 국민의힘 의원 부동산 전수조사에 포함됐어도 당에 소명을 통해 면죄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일 ‘정권교체를 위해’ 전격사퇴를 선언,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본인 말대로 떳떳하다면 ‘사퇴’할 일이 아니다. 부친의 투기 의혹이 당장 드러날 일도 아니었고,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대응해도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격 사퇴를 선언한 것은 다시 한번 언론의 각광을 받기 위한 자구책이 아니었나 한다. 부친의 투기 의혹에 대해 전격적인 ‘사퇴’로 대응하면서 더 높은 곳, 혹은 멋진 그림을 꿈꿨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언론이 책임(言責)을 다했다. 치밀한 검증을 통해 부친의 투기 의혹을 밝혀냈다. 

윤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부친의 투기 의혹을 인정했다. 무엇보다 농지를 빠른 시일 내 매각하고 초과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세종시 특공으로 6년만에 2억 3천5백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 강북에 집이 있고 지역구인 서초구에 고가의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은 언급도 없었다. 이 자체만으로 윤 의원의 진정성과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은 것이다.  

언론에 너무 이른 주목을 받았던 윤 의원의 꿈은 그만큼이나 빨리 사라졌다. 윤 의원이 남긴 그림자는 이 대표와 국민의힘 11명의 의원에게 짙게 드리워져 있다. 윤 의원이 그토록 경계했던 ‘희화화’만 남은 꼴이다. 

국민의힘 부동산 정책을 더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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