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실손보험의 폐단과 부동산 규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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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실손보험의 폐단과 부동산 규제의 역설
  • 임은희 기자
  • 승인 2020.12.1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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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실손의료보험이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실손보험은 일부 가입자의 모럴해저드에 의해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보험업계의 원성이 자자했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4세대 실손보험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으면 보험료가 최대 4배로 확대된다. 보험금을 많이 타간 사람은 많이 내고, 적게 받았거나 아예 안 받은 사람은 할인해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보험업계와 의료계, 국민들은 당연히 보험체계 변화에 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실손보험 개편에 나선 이유는 과잉진료에 관련된 일부 의료업계와 소비자들의 그릇된 관행이 손실율 상승의 주원인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일부 가입자의 모럴해저드에 따른 과잉 진료로 손해율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1.7%에 달한다. 100%가 넘으면 받은 보험료보다 나간 보험금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2017~2020년 실손보험 적자액은 6조2000억 원이다. 보험업계가 아우성을 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당초 상품설계를 잘못한 보험업계 책임론도 제기한다. 상품 판매에 급급한 나머지 현재와 같은 과도한 손해율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입자 65.7%는 보험금을 한 번도 수령하지 않은 반면 과잉 진료로 의심되는 상위 10%는 전체 보험금의 56.8%를 수령했다.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마디로 애초부터 구멍이 난 배를 운항한 셈이다.

당초 상품 설계가 잘못된 분야가 또 하나 있다. 연일 가격 상승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부동산 시장이다. 오늘 전국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이 1주일 만에 역대 최고치를 다시 갱신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전세 품귀 현상에서 비롯한 실수요자 매수세가 전국으로 퍼진 풍선효과라고 보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에서 방생한 상승세가 송파, 서초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은 전주 0.18%에서 0.20%로, 지방은 0.35%에서 0.38%로 상승했다. 지방광역시도 마찬가지다. 부산, 울산, 대구, 대전, 광주 등도 상승해 전국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김포 인근 지역인 파주와 고양은 각각 1.11%, 0.88% 상승했다. 지방 비규제지역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강서구는 이번 주에 1.36%, 부산 기장군 1.22%, 부산진구 1.12% 등도 상승했다. 주로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를 받고 있는 지역의 인근 지역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규제의 역설이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니 집값상승세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실손보험의 폐단처럼 당초 상품판매에만 열중하다보니 막대한 손실율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듯이 부동산 정책도 규제 일변도로 시작한 설계부터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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